여름 휴가 때 시골에서 별을 봤는데, 남편이 "저거 은하수야?"라고 물었고 저는 대답을 못 했어요. 그때 자극받아서 별자리 찾기를 시작했습니다. 망원경 없이, 앱 하나로. 가을이 별자리 입문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죠.
가을 하늘의 기준점, 페가수스 사각형
가을 밤하늘은 밝은 별이 드문대요. 대신 다크한 하늘에 잘 보이는 큰 사각형이 하나 있어요. 페가수스 사각형입니다. 동쪽 하늘 높이 떠오르는 넓적한 사각형인데, 한 변이 주먹 두 개 반쯤 돼요. 이걸 한번 알아보면 가을 하늘에서 길을 잃지 않습니다.
사각형의 별들 이름은 마르카브, 셰아트, 알게닙, 그리고 안드로메다 쪽에 알페라츠.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사각형 모양 자체가 기억에 남거든요.
안드로메다 은하, 맨눈으로 보기
별자리 찾기의 꽃은 이겁니다. 사각형의 알페라츠에서 시작해 두 별을 따라가면 안드로메다의 베타, 미라크가 나오고, 미라크 위쪽에 희미한 빛 얼룩이 있어요. 그게 우리은하에서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예요.
처음엔 도저히 안 보였어요.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시선을 살짝 비껴서 봤는데, 그 순간 희미하게 보이더라고요. 직접 쳐다보면 안 보이고 옆으로 봐야 보인다는 게 맨눈 관측의 비밀이에요. 옆눈 보기(averted vision)라는 기법입니다.
250만 년 전에 출발한 빛이 지금 내 눈에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아요. 별 하나가 아니라 별 천억 개가 통째로요.
앱과 장소
- 앱: Stellarium 무료판으로 충분해요. 폰을 하늘에 갖다 대면 별자리가 겹쳐 보입니다
- 위치: 서울에서도 가능은 하지만 안드로메다는 어려워요. 광공해 지도 확인해서 파란색 지역으로
- 적응: 어둔 데서 눈이 익는 데 20~30분. 스마트폰은 야간 모드(적색)로
- 시기: 9~11월 밤 9시 이후 동쪽~남쪽 하늘
시작하며 배운 것
처음엔 별자리를 다 외우려고 했어요. 포기 직전이었죠. 지금은 사각형 하나, 북두칠성 하나 이렇게 기준점만 알아도 나머지는 앱이 찾아줘요. 그리고 별자리보다 재밌는 게 행성과 달이었어요. 별은 깜빡이고 행성은 안 깜빡여요. 이것만 알아도 구분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