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처음 들이고 일주일 만에 소파 모서리가 박살 났습니다. 벽지도 긁혀서 엉망이 됐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스크래처를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종류가 수십 가지라 뭘 사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3년 동안 이것저것 써보고, 수의사 선생님께도 물어보고, 직접 만들어보기까지 한 경험을 정리합니다.
스크래처는 왜 필요할까
고양이는 야생에서 나무를 긁으며 영역 표시를 하고, 발톱 각질을 제거하고, 스트레칭을 합니다. 실내 고양이에게는 이 본능을 해소할 대체물이 필수예요. 스크래처가 없으면 벽지와 소파가 타깃이 됩니다.
수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발톱 갈 때 발바닥 육구에서 페로몬이 분비돼서 영역 표시 역할도 한다고 해요. 스크래처는 단순한 발톱 갈기 도구가 아니라 고양이 정신 건강과 직결된 필수품입니다.
골판지 스크래처 — 입문용
가장 인기 있는 종류입니다. 5천~1만5천원이면 살 수 있고 대부분의 고양이가 질감을 좋아해요. 단점은 골판지 조각이 흩어져서 청소가 번거롭고 수명이 1~3개월로 짧다는 것.
우리 집에서는 처음에 골판지로 시작했어요. 처음 며칠은 잘 쓰더니 골판지가 파인 자리에 앉아서 쉴 정도로 좋아하더라고요.
시살 로프 스크래처 — 내구성 파이터
내구성이 뛰어나 6개월~1년을 씁니다. 기둥형이 많아 위로 쭉 펴며 긁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적합해요. 단점은 2~5만 원대로 비싸고 로프가 풀리면 수리가 어렵다는 것. 발톱 갈기 세기가 강한 고양이나 메인쿤 같은 대형 품종에 추천합니다.
카펫 스크래처 — 주의 필요
부드러운 촉감에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지만, 실내 카펫과 혼동해서 집 전체를 긁게 만들 수 있어요. 수의사 중에는 카펫 스크래처를 권장하지 않는 분도 있습니다.
수직형 vs 수평형 vs 경사형
고양이가 어떤 자세로 긁는지 관찰하세요. 위로 쭉 펴며 긁으면 수직형, 바닥에서 긁으면 수평형이 맞습니다. 경사형은 두 가지 욕구를 모두 충족해요. 우리 집 고양이는 벽지를 긁었기 때문에 수직형이 맞았어요.
선택 기준
가장 중요한 건 고양이가 서서 앞발을 뻗었을 때 기둥 높이가 충분한지입니다. 60cm 이상을 추천해요. 흔들리면 고양이가 신뢰하지 않아서 사용을 중단합니다.
- 고양이 3kg 이하: 기둥 높이 50cm 이상
- 고양이 3~5kg: 높이 60~80cm
- 고양이 5kg 이상(메인쿤 등): 높이 80~100cm, 바닥판 40x40cm 이상
- 노령 고양이: 경사형 또는 낮은 수평형
- 다묘 가정: 고양이 수만큼 + 1개 여분
DIY 스크래처
저도 한 번 만들어봤습니다. 다이소 골판지 상자를 잘라서 쌓거나(약 5천 원), 원목 기둥에 시살 로프를 감으면(약 2만 원) 됩니다. 안전 수칙: 바닥판 최소 40x40cm, 천연 시살 로프만 사용, 무독성 접착제, 완성 후 24시간 환기.
사용 훈련
- 캣닢이나 캣 민트를 스크래처에 문지르기
- 소파를 긁으려 할 때 스크래처로 옮겨주기
- 잠자리 근처에 배치 (잠에서 깨면 발톱 갈기를 해요)
- 처음 사용할 때 간식으로 보상하기
- 소파 긁힌 자리에 양면테이프 붙이기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릴 수 있어요. 인내심을 가지면 대부분 성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