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외장 하드가 소리를 내며 죽었어요. 8년 치 사진이 들어 있었는데 다행히 A/S센터에서 데이터는 살렸지만 수리비가 40만 원이었습니다. 그 돈 내면서 백업 체계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 기록입니다.
하드디스크는 언젠가 죽습니다. 언제 죽느냐의 문제예요. 3년 걸리는 놈도 있고 10년 버티는 놈도 있지만, 결국 죽어요.
3-2-1 백업이 뭔지
IT 쪽에서 오래된 격언 같은 규칙이에요. 원본 포함 3벌, 서로 다른 매체 2종, 그중 1벌은 다른 장소에. 저는 처음엔 "그런 걸 누가 다 해" 싶었는데 하드 죽고 나니 이해가 됐습니다. 확률의 문제예요. 한 벌이 죽을 확률은 꽤 높지만, 동시에 두 벌이 죽을 확률은 매우 낮아요.
제 구성은 이렇습니다:
- 1벌: 노트북 내장 SSD (원본)
- 2벌: 집 NAS (직접 구축한 홈서버에 대용량 하드 2개, 서로 미러링)
- 3벌: 클라우드 (구글 드라이브 아카이브, 사진 원본 업로드)
NAS가 부담스러우면 외장 하드 하나로 대체 가능해요. 중요한 건 매체를 섞는 것. 같은 시기에 산 같은 모델 하드 두 개는 비슷한 때 죽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리가 먼저다
3만 장을 그대로 백업하면 3만 장의 쓰레기를 세 벌 복사하는 셈이에요. 먼저 사진 정리부터 했습니다.
- 흔들리거나 찍힌 순간 빌린 사진 과감히 삭제 — 버리는 데 2주 걸렸다
- 스크린샷과 다운로드 이미지는 사진 폴더와 분리
- 폴더 구조: 연도/월 폴더만. "이사", "여름휴가" 같은 이벤트 폴더는 월 안에
- 파일명은 건드리지 않기 — 촬영 날짜가 파일명에 있어서 정렬에 필요
정리하고 나니 3만 장이 1만 8천 장이 되었고, 용량도 절반 이하로 줄었어요. 클라우드 비용이 그만큼 줄었습니다.
자동화하지 않으면 안 돼요
처음엔 "매월 말에 수동으로 백업해야지" 했는데 두 달쯤 가다 까먹었어요. 사람은 믿을 게 못 됩니다. 그래서 다 자동으로 돌렸어요.
휴대폰 사진은 집에 도착하면 와이파이 통해 NAS로 자동 업로드되게 했고, 노트북 폴더는 Syncthing으로 NAS와 양방향 동기화합니다. 클라우드는 주 1회 밤에 스크립트로 새 파일만 올려요. 이렇게 해두면 잊어도 돌아갑니다.
복구 테스트, 이게 제일 중요
백업은 해놓고 복구를 안 해보면 그게 되는지 알 수 없어요. 저도 6개월쯤 뒤에 무작정 예전 파일 하나를 골라 복구해 봤는데, 클라우드에서 다운로드한 파일이 깨져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업로드가 중간에 끊겼던 거죠. 그때부터 분기에 한 번 랜덤 파일 열어보는 걸 루틴으로 넣었어요.
이 테스트 하나 안 하면 백업이 아니라 행운에 가까워요. 진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