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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하루 만 보 걷기 100일 해본 솔직한 후기

2026년 8월 30일 · 8분

헬스장 등록을 세 번째 날려먹고 나서, 이번엔 뭔가 실패 확률이 낮은 걸 해보자 싶었어요. 장비도 돈도 필요 없는 걷기. 4월에 시작해서 7월 말에 100일을 넘겼습니다. 만 보 채우기 힘든 날도 있었지만 평균은 9천 보 정도 나왔네요.

달라진 것들 — 생각보다 심심한 변화

먼저 기대했던 것부터 말하면, 체중은 2kg 정도 빠졌어요. 드라마틱하진 않죠. 근데 허리 둘레가 눈에 띄게 줄었고, 바지가 좀 흐믈흐믈해졌습니다. 걷기는 다이어트보다 몸의 상태를 바꾸는 운동이에요.

  • 잠드는 시간이 20~30분 빨라짐
  • 점심 먹고 오는 오후 졸음이 사라짐
  • 발바닥 굳은살 생김(이건 반갑지 않네요)
  • 계단 세 개 층을 뛰어올라도 숨이 덜 참
  • 카카오톡 답장을 걸으면서 하게 됨 — 업무 처리량 증가

가장뜻밖였던 건 산책 시간이 생각 정리 시간이 됐다는 거예요. 회사에서 막혔던 문제를 걸으면서 뚫리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샤워할 때랑 비슷한 그 상태요.

3주쯤에 그만두고 싶었다

처음 2주는 신나요. 근데 3주쯤 지나니까 비 오는 날, 피곤한 날 핑계가 늘어나요. 만 보 채우기 전엔 자기 전에 복도를 왔다 갔다 하는 시기도 있었어요. 광기의 수준이죠.

그때 바꾼 게 "특별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이동을 걷기로 바꾸는 것"이었어요.

  • 지하철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 (환승 없는 노선 활용)
  • 점심을 10분 걸어가 데워 오기
  • 회의가 전화일 경우 이어폰 끼고 걸으면서
  • 편의점을 가까운 곳이 아니라 5분 거리 것 이용

이렇게 바꾸니 따로 운동 시간을 내지 않아도 저녁까지 7천 보 가까이 나와요. 나머지 3천 보는 퇴근 후 산책으로 채웠습니다.

장비 이야기

신발이 제일 중요해요. 첫 달에 낡은 운동화로 걷다가 무릎이 아파서 새로 샀는데, 쿠션 좋은 걸로 바꾸니 무릎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8만 원짜리였는데 제일 아까운 지출이었어요... 아니, 제일 잘한 지출.

양말도 두께 있는 걸 신으니 물집이 안 생기더라고요. 여름엔 통풍 잘 되는 모자랑 등에 지는 물통 정도면 끝. 이렇게 장비가 끝나는 운동이 어딨어요.

만 보가 마법의 숫자는 아니다

만 보라는 숫자 자체에 근거가 빈약하다는 얘기가 있어요. 1960년대 일제 만보기 마케팅에서 나온 숫자라고. 실제 연구들은 7천 보쯤부터 건강 효과가 대부분 나타난다고 하고요. 그러니 4천 보만 나온 날 자책할 필요 없어요.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자주 일어나 걷는 게 숫자보다 중요합니다.

💡 100일 하고 나니 이게 운동이라기보다 생활이 됐어요. 이빨 닦는 것처럼. 유지에 성공한 유일한 운동이라는 게 저한테는 큰 의미입니다.